심여화랑 이야기 – Albany

코엑스에서 열렸던 국제 아트페어에 보내 주신 성원에 감사 드립니다.

많은 분들을 새로 만나 뵙게 되어 즐겁게 행사를 마쳤습니다.

페어가 끝나자마자 미국을 길게 다녀 왔습니다.

뉴욕을 간 건 예닐 곱 번 쯤 되지만, 일 없이 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고등학생인 딸 지원이가 미국 공립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일 년간 공부하고 돌아 오는 길에

뉴욕과 동부 쪽을 구경 시켜 주고자 자청한 여행입니다.

자식과 부모 사이에 같이 여행하며 경험을 나누는 건 소망 스럽지요마는

애써 만들지 않으면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을 듯해서 무리를 했습니다.

아트페어가 끝나면 파김치가 되곤 해서

렌트카 해서 다니기에 무리일 듯도 하고, 비용도 절약이 될 것 같아

단체 팀에 낀 건 크나큰 실수였습니다.

만약 미동부를 도는 단체팀에 끼시려고 한다면 몇 가지를 포기하십시오.

첫째로 포기할 것은 인간 대접이죠.

한국에서 어느 여행사를 통하든 미동부를 안내하는 여행사는 한 곳입니다.

스무 명 단체인 줄 알고 갔다가 이 여행사 저 여행사에서 주워 모아

55인승 버스가 한 자리도 남김없이 꽉꽉 채워지는 걸 보며

입을 다물지 못한 건 시작에 불과합니다.

여행객으로서의 권리는 운도 떼지 못할 만큼

가이드의 횡포가 심합니다.

일단은 미국에 대한 설명 이 거슬렸지요.

어느 나라건 여행자에게 새롭게 다가가는 느낌과 이해..

이게 여행의 큰 뜻일텐데요.

왜곡되고 편협한 ,자기의 작은 경험이 다 인양 설명되는 안내를 견디기는 힘든 일입니다.

게다가 이 가이드 눈에 손님이란 주머니 채워 줄 숫자일 뿐입니다.

기나긴 버스 여행 중 그의 할 일은 돈 걷기가 주 업무입니다.

노골적인 일대일 돈 걷기에서

옵션 투어라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빠진다는 건 있을 수도 없습니다.

비용은 말이 안되게 높지요.

뻔히 뵈는 입장료를 몇 배로 받는 건 다반사고요.

음식은 거의 한식이니 미국을 겪어 보기란 여러 면에서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다행스럽게도(?)몸이 아파

중간에서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가 비로소 여행 시작입니다.

뉴욕주의 주도(capital)는 Albany 입니다.

Albany의 건축물들은 경탄의 대상입니다.

그중에서도 주지사였던 록펠러와 해리슨이란 건축가의 합작품인

Empire State Plaza는 압권입니다.

1965년부터 시작하여 1978년에 마친 프로젝트랍니다.

미국을 대표할 만한 주도로 만들고자 하는

주지사의 비젼과 would trade tower를 세운 건축가의 실력이

그곳을 멋진 동네로 탈바꿈을 시킨 거지요.

60년대 미국을 풍미하던 작가들을 등장시키면서 말이죠.

보름 간의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은 곳입니다.

드넓은 광장에 11동의 건물이 나란히 서있는 웅자雄姿!

도서관, 박물관,공연장과 정부의 건물등이 마주보며 펼쳐진 광장.

알 모양의 the egg로 불리우는 건물은 웅자에 더해진 엑센트입니다.

가장 제 눈을 끌기로는 광장 곳곳에 놓여진 조형물들입니다.

넓은 광장을 돌아 보는 마음에는 부러움이 가득했습니다.

Alexander Calder,David Smith,Ellsworth Kelly등의 수십 개의 조형 작품이

다들 기가 막힌 자리에 정돈되어 광장을 빛내 주고 있었습니다.

미술관에서의 작품들은 감상하기 좋게 한 자리에 모아 놓은 점 말고는

정말 어울리는 자리인가 하는 면에서는 좀 모자른다고 봅니다.

미술관은 힘 안들이고 많은 작품을 감상하는게 미덕일 뿐

하나 하나의 작품은 대접이 소홀한 약점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Empire state plaza는 기막힌 야외 미술관입니다.

돈도 안 내고 이런 좋은 작품들을 본다는 건 황송할 지경이었습니다.

보스톤을 목적으로 가는 길에 들른 얼바니는 의외의 성취감을 주었습니다.

동부를 가신다면 단체는 사절하시고 Albany에서 하루 묵으시기를 권합니다.

얼바니에서 숙제 삼아 조형물들을 대한 딸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뮤지움이나 현대미술관에서

다시 그들 조각가들의 작품과 반갑게 해후합니다.

그리곤 몇몇 작가들이 아는 작가로 바뀌는 걸 느낍니다.

지원이의 반가움은 익숙함에 기인합니다.

우리가 대가라 일컫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좋아하는 이유 역시

얼만큼쯤은 익숙함에 있을 것입니다.

피카소의 작품이 좋아서 다가갔다기 보다는 알아봐서 갔다.

미술에 다가가는 일보 역시 본 듯한, 아는 작품을 봤을 때가 아닐까요?

그리하여 아는 만큼 다가가고, 아는 만큼 보게 되는 거죠.

“누구 거라서 보지 말고 네 눈에 좋은 걸 한 번 더 보렴.”

지원이에게 하는 주문입니다.

미술 작품이 내게 온다는 건 내 마음과 닿는 경험입니다.

그림이 내게 오는 경험

남의 얘기 잊고 내 눈에 좋아 다가가는 일.

“touch my string”

즐기시길 바랍니다.

심여화랑 성은경 드림

*미국에 연이어 베트남을 다녀 왔습니다.

너무 오래 비워 드디어 문 닫은 걸로 아시는 분들께

인사 말씀 올립니다.

“아직 하고 있습니다.”

2005. 0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