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여화랑 이야기 – 인도 5

인디아페어에 참가하느라 뉴델리에 일주일 있었다
공기 오염도 위험 수준인 동네, 양치도 생수로 하라는 얘기가 그냥 몸으로 느껴지는 곳이었다
눈도 목도 피부도 문제가 생겨 끝나면 청정한 곳으로 가야지 기다리다 온 곳이 히말라야 부근 다즐링이다

사는 데 큰 가치를 자연환경에 둔다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 우거진 숲이 우선순위다
다즐링도 잘 관리하면 좋을 곳이나, 자동차 매연
경적 소리 함부로 버리고, 버려진 쓰레기로 아쉬웠다
물 좋고 산 좋고 조용한 곳이 지금 지내는 치트리다
물론 생활의 불편은 많다
불편에서 편안함으로 수직 상승한 우리네 세월에서 잠시 뒤로 돌아간들 그게 뭐 그리 대수겠는가
샤워와 빨래 쉽지않다
머리 한 번 감으면 마르는데 한나절이다
춥지 안마르지 고산지대 사람들 때로 반질한 모습은 환경친화적이다
데이터로밍 해봤자 안된다
메일은 다즐링 이후 열리지않는다 메시지도 선택적으로오고 사진 동영상은 꿈도 못꾼다
한국사정 알 수가 없다
군것질거리?
밀가루반죽 튀겨 설탕물에 굴린 유과정도다
간식도 까탈스럽게 찾던 사람이다
칸첸중가 버금가게 높았으나 이제 무릎을 꿇는다

친구들은 고생 그만하라는데
몸이 수고롭기야 하지만 먹거리가 거칠긴 하지만
불편한 시절이 주는 또 그맛이 있다
그런 시절을 거쳐온 사람으로서의 이해와
어쩌면 향수일 수도 있다

새벽.창밖
한두줄 붉게 물든 하늘 벌떡 일어나 중무장
서둘러 나간다
가장높이 있는 건물이 선라이즈 신관이다
공사중인줄 안 건물
그래서 구관에 나밖에 없었구나
옥상에 사람들이 웅성인다
드넓은 하늘 아래
새벽빛을 받고 설산이 웅자를 드러낸다
오른쪽 하늘은 붉게 물들고 정면으로는
하얗게 빛나는 산봉우리가 하나씩 모습이 드러난다
시끄럽던 사람들 조용하다
아직 여섯시전
난간도 없는 옥상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다
감사하게도 기도가 통했나보다

하늘은 맑다
왼쪽하늘 에베레스트쪽은 구름으로 덮여있다
손부터 꽁꽁 얼고 대여섯겹 중무장도 춥다

좀더 욕심을 낸다
사람이 하나둘 느는 옥상에서 내려와
오전중 제일 잘뵈고 오후엔 흐려진다는 산
전망최고라는 산봉우리로.
많이 높아뵈지 않는 산봉우리
눈으로 덮여 난감했던 기슭
얼어있어 발자국따라 반쯤 오르니 길이 없네
가파라 잡고 오르려던
관목들이 가시투성이
고생 진냥했다
여길 기어오른다는건 아무도 모를 터
잘보려는 욕심을 잠시 반성
그러나 드디어 올랐다

깃발도 반가운 정상에서
감로수같던 차
좀더 밝아진 설산과 만나다
얼어도 좋았던
산상 충전이다

아침 산책하자고 쿠힌이 찾아왔다
부지런한 안티를 모르는 친구로군

다즐링을 가야하니 열시 출발한다고
열한시이이~~!
이 경치 언제 또본다고 그리 급하냐구
금쪽 한 시간을 번다

다들 나와
산바라기하며
햇빛 아래 앉아 있다
바람은 차나 햇살은 따사롭다
산장지기가 며칠더 있다가라고 한다
안녕하세요로 말을 건 친구다
긴 세월 햇빛으로
검게 반들거리는 얼굴.
여긴 물이 나쁘다
마실 물을 천미터 아래동네에서 싣고오니 물이 귀하다
영 물맛이 없는
동네는 머물 곳이 아니다
담에 봐
햇살이 강해질수록 칸첸중가는 빛을 발한다

생각지 못한 감사한 상봉이다
아쉬움을 남기고
이름표는 확실한 영국제인 랜드로버 뒷칸에 몸을 싣는다

2020. 0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