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여화랑 이야기 – 인도 3

새벽 일찍 길을 나섰어요
오늘도 안개
승합차로
묵었던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침먹고 출발 하면 되리라
룰루랄라
사람이 다차야 출발하는 데 아침차엔 사람보다 짐이 실리더라구요
드물게 가는 차인데다
예약한 사람이 우선이고
사람 꽉차야 출발이니
성질 급한 꼬리아 씨울사람
룰루랄라가 씨익씩으로 변해갔죠
기다리느라 한시간
가는데 한시간
식사하겠노라 얘기한 새미에게
쏘리 다음기회
아무것도 먹고 나온게 후회막급
아홉시 약속은 사십분이나 지나서 ..
예전 외국인들이 흉보던 코리안타임
대를 이은 인디언 타임
이해하자구

다즐링에선
영국식 홍차만 만드는 줄 알았어요
처음에
오자마자 찻집에 갔었지요
홍차는 물론 백차 녹차 흑차에 쟈스민 장미 우롱 등등 스무남짓 되더군요
욕심껏 시음한 차 중 둘이 좋았어요
주인장 루페쉬는 제 입에 엄지를 세우며
제일 좋은 만큼 비싼 차라더군요
특히 뒷맛이 길었던 차와 머스켓 향나는 차가 좋았는데
그 다원이 최고라고 ..
이런 설명 놓치지 않아요
어딘데?
뤼시핫
리자힐
거기 갈 수 있어?
오케이
대답보다 실행이 빠른 손님
갑시다
순식간에 간 곳이 뤼시핫

좋은 차 생산하는 회사죠
동네 이름도 차회사이름입니다
해발 1500에서 2000미터 남짓의 산
눈에 보이는
계곡을 따라 아주 넓게 펼쳐진
하루 이틀에 돌기엔 무리인
차밭에는 드문드문 몇그루의 큰키 나무들이 보디가드처럼 서있고
멀리로는 흰눈을 이고있는 설산에
앞뒤양옆 펼쳐지는 경치가 그림같았지요
넓고 푸른 그러나 가파른
다원을 천천히 돌면서
이런 데서 나오는 차라면
그냥 믿으면 되겠구나
이십년째 이 큰회사의 매너저인 라집이 한국에서 온 걸 환영한다며 흰 비단 자락을 둘러줬어요
이곳저곳에서 서너개는 받은 머플러입니다

다즐링차는 100프로 오가닉이며 우리 차는 그중 최고의 잎으로만 차를 만든다고 힘주던 라집 말이 신뢰가 가더라구요

이리 아름답고
청정무구한 자연
늘 바람처럼 퍼부어지는 안개
그다음에 천연스레 나오는 햇살
그 아래 그을린 순한 인상의 일꾼들
그들이 일궈낸 산물
그 차라면 왜 이름이 높은지 이해가 가는거죠

그 회사는 자기 땅도 있지만 좋은 차를 가꾸는 개인들과 장기 계약을 맺고 전량 매입하 기도 하는데
35년간 같이 일해온 계약농가를 갔더랬죠
힘이 부쳐 연구만 한다는 할아버지
차나무 박사랍니다
다즐링차 홍보 제작차 같이 간 아쉬인과 네팔어로 얘기해서 구체적 내용은 모르지요
따듯한 물 한잔을 마시며 흙집 삶을 보다 나왔지요
드론을 날려 영상작업후 산 정상에 넓게 자리한 매너저 라집의 집
방마다 소파세트
창문마다 그림같은 풍경이 보이는
영국 식민시절부터 내려온 매니저사택
아내 안젤리는 따뜻하게 맞아주었어요
나마스테
다즐링 공용어는 영어보다 네팔어입니다
접경이기도 하고요
특별식일 샌드위치
마요네즈가 과해
맛있게 먹는 젊은 동반들에게 반쯤 양보
우유 냄새 강한 달디단 디저트
맛있다는 네팔어 미토를 반복하며 역시 반쯤 양보
차 좀 더주세요
감히 청을 못하는 홍보팀을 위해 부탁
어려워않는 한국인이 편해진 안젤리가 자기 궁전을 보여주겠답니다
잘가꾼 우리 눈에는 빈티지 장식 방입니다
조화를 앞에 놓고 사진을 찍습니다
헤어지기 아쉬워하는 안젤리에게 방명록 쓰는 걸로 인사를 마친 첫번째 방문이었어요

인도에 차가 심어진 건 중국 건륭제때 수출제한을 해서
차 없이 못사는 영국인들이 운송도 길고 사오기도 까다롭지 대체지로 찾자하여 시작된 건데요
아편전쟁 역시
차로 인해 나라 곳간이 거덜나게되어
동인도회사의 거점
벵골에서 만든 아편을 밀무역으로 중국에 내다판 신사나라 영국으로 인해서입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선 남의 사정은 문제될 게 없는게 역사입니다
중국차나무를 가져다 심고 연구해서 성공한 곳이 인도에서는 아삼 과 다즐링입니다
그 다즐링에서 제일 오래된 다원이 오늘 간 리자힐이지요
1870년에 시작한 다원입니다 여기선 입만 따서 전량 뤼시핫에 넘기는 다원입니다
늘 최고 등급이 잎만 생산하는게 긍지입니다
사월에 따는 첫잎보다 그다음에 따는 세컨플러시가 더 향이 깊어요
최고급은 당연 첫잎이죠
뤼시핫회사에서 많이 내려가 다시 오르는 산록인데, 물론 길고 가파른데 다닐수록 생생해지는 기분이었죠
리후레쉬 된다가 바로 이거로구나
차밭을 걷는
어디서도 없을 그 아름다움을
맑은 공기를 들이쉬며
홍보회사 아쉬인,같이 일하는 동생 놀부와
농장관리자 마니의 설명을 들으며
내려갔다 올라가야하는
건너편 정상
그 까마득하게 뵈던 산자락을
짚차로 갔으면 하는 아쉬인의 바램을
걷는게 좋아
단방에 누르고
오르락내리락 다니다보니
어느새
그 언덕에 닿았지요

최초의 다원사무실은 반이상 부숴져 벽돌담만 무심하고
퇴비장을 지나
자연발효농약을 주는 일군들과 어울려
틈틈히 경치에 환호하며
산정상으로.
차밭 고랑 사이 간간 서있는 나무는 볼품보다 기능이더군요
씨리스라는 나무가 이 차밭과 환상의 궁합이랍니다
여름엔 그늘을 가을엔 영양을 비 올땐 빗물을 막아주는 등등
중국산 차나무가 그대로 심어 자란 게 주종 씨를 뿌려 아삼에서 살아남아 번식시킨
아삼종인데 넓적한 큰이파리가 특징 입니다
중국산은 뾰족해서 금방 구별이 되요
밑둥이 굵은 아삼 차나무는 백년이상 되었다더군요
생각지 않은 현장공부입니다
다원의 역사와 같이가는 고목
백여년 이상 이 경치좋은 곳에서 자리하고 있었다니 목례
역시 이 다원 매니저도 집으로 초대했어요
작은 키의 배가 나온 네모난 선그라스의 사나이
악수를 청합니다
매니저는 어디고 처음엔 영국인들이 하다가 이젠 죄다 인도인입니다.

마당에 힌두사원을 잘지어놓고 구경시켜주었죠
남녀의 신상을 모셔놓았는데
신발 벗고 계단에 오르면서 종을 칩니다
권하는 대로
예배 드렸지요
인도에 왔어요
다즐링 좋네요
향을 피우고 손을 모아 인사를 드립니다
예쁜 그릇에 담긴 물을 작은 수저로 손바닥에 옮겨 한 모금 마십니다

다과를 나누고
첫잎차를 맛봅니다
다니다보면 사진 찍자는 요구가 많습니다 즐겁게 응합니다
드론을 날리던 아쉬인
외국인으로서 다즐링 멘트와 촬영을 부탁하더군요
산정상의 차밭
뒷배경 좋은 곳에서요
기다렸다는 듯이 얘기했어요

다즐링 차 잘 몰랐다
난 전문가가 아니다
애호가일 뿐이다
다즐링 이름만 알고 왔는데
여러가지가 있어 놀랐다 마셔보고 좋아서 찾은 다원이다

놀랍다
서있기도 힘든 만큼 가파른 경사면에서 어찌 잎들을 따는지
고도가 이렇게 되는지
정말 좋다
맛도
향도
자연환경도
경치도

알게되어 기쁘다
향에는 여기 자연이 담겨있다
바람과
안개,
햇살
다즐링차를 마실 때마다 느낄 것이다
당신들 노력과 사람까지

돌아갈 길은 걷자면 두시간 너머 걸릴터
살짝 한숨이 나올 거리
매니저가 일군들 타는 짚차를 내줬어요
손잡이없인 제자리 지키기 힘든
덜컹대는 돌길
앞뒷자리로 옮겨타며
현지인 체험을 만끽했죠 관리자 마니가
자기집에서 식사하잡니다
배가 반가운 늦은 점심
꽃들을 잘키운 옆집
소박한 시골집
자그마한 어머니가 안타까운 크기의 두서너 조각의 닭도리탕과 갓 볶음 그리고 피클 하나 많은 밥을 접시에 담아줍니다
닭국물을 밥 위에 끼얹어
맨손으로 먹습니다
아쉬인이 매직백이라던 제 가방
비장의 나무젓가락을 꺼냅니다
아주 전형적인 네팔 가정식이랍니다
반찬 대비 아주 높은 밥 비율
고봉밥 먹던 우리 시절과 닮았어요
어머니께 과자봉지와 약간의 사례금을 드리고
배부르니 세상이 족하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한 라비 택시에 오릅니다
너무 오래걸렸지 미안
노노 마담
리쉬핫 출신이라 만나는 이 다 친구였어요
활짝핀 매화와 벚꽃에 눈길을 주며
시내로.
다즐링 맛집 베이커리에서
구시대 케익하나 사들고
만원사례 합승택시로
한시간 거리
머나먼 시골 마니분쟁
중간에 갈아타야하는 저녁시간
마을에서
어둔 밤길
짙은 나무그림자를 따라 걸어온
긴 하루 이야기

2020. 0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