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여화랑 이야기 – 마이애미

마이애미에 다녀 왔습니다.

추위를 피해 세계의 부호들이 겨울을 보내는 대표적인 동네가 마이애미입니다.

그들의 거침없는 씀씀이를 기대하는 여럿의 아트페어가 겨울 시즌에 몰려 있기도 합니다.

지난 며칠간,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바젤 마이애미 아트페어가 열렸습니다.

워낙 스위스의 바젤에서 열리는 페어 주최 측이, 자신들의 브랜드로 겨울철 장사판을 벌린 건데

짧은 역사에 비해 대단한 성공을 거두어 그림 시장의 메카로 발돋움을 한 것입니다.

아주 비싼 자리값에도 불구하고 몇 백의 기라성 같은 화랑들이 참가 하고 싶어 대기조로 있고,

장사의 성공 여부를 떠나 참가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영광이 되는 명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페어의 성공 여부는 자리 분양에 성공하고, 좋은 그림들이 불러 들이는 그에 걸맞는 좋은 고객층,그리고 중요한 것은 매출입니다.

바젤이라는 유명 상표는 고급 손님을 각지에서 불러 모으고 매출은 매년 기록을 갱신합니다.

그러다 보니 그 페어엔 참가를 못해도 그 고객을 노리는

어부지리 페어들이 컨밴션 센타 부근 여기저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거지요.

심여화랑은 같은 시간 그 곳에서 손꼽히는 호텔에서 이정웅 선생의 초대전을 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곁들여 서로 어울림직한 이재효 선생의 못과 나무를 이용한 조형물들을 선뵈였습니다.

장소는 south beach에 위치한 setai hotel.

setai호텔은 인도네시아계가 오픈한 동양적 분위기의 최고급 호텔입니다.

세계적으로- 작지만 최고를 지향하는 호텔 그룹입니다.

하룻밤에 1000달라 이상씩 한다고 하니 우리에겐 그림의 떡 호텔이지요.

이 그림의 떡 호텔의 로비에 들어 서면서 부터 이정웅 선생의 붓 그림이 반깁니다.

코너를 돌면 그곳에 식당에 가면 또 그 벽에

곳곳에 걸려 있습니다.

3년전 싱가포르 아트페어에서 주문한 작품들입니다.

상해의 옛 건물을 철거할 때 나온 벽돌과 바닥재를 가져와 꾸며 놓은 실내에 기막히게 잘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하도 많은 호텔 투숙객들이 작품에 대해 물어 봐서 호텔측이 아예 작품전을 하자고 제의가 와서

아트페어 시즌에 맞춰 기획한 전시입니다.

올해는 비행기편이 270여편이 증설 운행될 만큼 폭발적인 인파가 몰린 바젤마이애미 페어입니다.

연일 신문은 페어 내용을 대서 특필합니다.

첫날 vip전시에서 매진된 화랑들 얘기며 비평가가 권하는 작가들 소개,

올해의 트랜드는 앤디워홀과 보테로 일 거라는 전망도 합니다.

우리에게 앤디워홀은 그런대로 낯 설지 않으나 보테로는 익숙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중남미 출신의 화가들에겐 관심이 여간해선 가기 힘든 우리 미술시장입니다.

경주 힐튼 호텔 옆 선재 미술관 앞에 뚱뚱하게 부풀어 진 조각이 바로 이 작가 거죠.

세계로 나가던 대우에서 하는 미술관이라 가능했을 소장품입니다.

보테로는 중남미에서 가장 잘 나가는 콜롬비아 출신의 작가입니다.

이 작가의 작품 값은 유화 한 점에 10억 정도 합니다.

박수근 10억과 보테로 10억 중 어느 것이 더 전망이 있겠는가.

두 말할 것 없이 국제적인 쪽에 손을 들어 줍니다.

박수근이야 우리에게나 박수근이고 보테로야 누구에게나 보테로니까요.

아트펀드가 성한 이즈음, 투자는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는 작가에게 하기를 권합니다.

수요에 비해 딸리는 동네 호텔 방 값이 미국 내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평소 60달라짜리 방값이 세 배를 받아도 끽 소리 못하고 들어야 했지요.

좋은 호텔일수록 방이 없다나요. 이름 있는 호텔들은 보통 7~800불씩했으니까요.

그러니 제일 비싸다는 이 호텔은 들고 싶으나 방 여유가 없어 못드는 걸로!

응접실로 쓰이는 장소가 전시장입니다. 후론트 데스크 옆이라, 들고 나는 손님들이 거쳐 가는 쉼터입니다.

어느 페어 보다 분위기 있고, 피곤하면 분위기 있는 호텔에 놀러온 기분으로 차를시켜 마시면 되고 편안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이곳에 묵나 하는 호기심이, 드나 드는 객들을 살펴보게 만들었죠.

같이 전시를 하는 뉴욕에서 온 보석 디자이너가 귀뜸해 줍니다.

저 사람은 컬랙션이 대단한 프로듀서, 저 사람은 누구, 이 사람은 누구, 저 사람 누구라는데,

제게야 영 낯 선 사람들이나 다들 잘 알려진 인사들이었습니다.

자꾸 훔쳐 보고 싶은-수퍼 모델들이 아닐까 하는, 눈부시게 예쁘고 늘씬한 미인들이 참 많더군요.

그들의 파트너들은 너무 다들 나이가 들어서 언밸런스하긴 했지만요.

아, 나는 장사하러 왔지! 정신 차리고..

그림을 대하는 태도들..물론 페어 기간 중이라 그쪽에 특별히 더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겠으나

누구라도 전시장 안을 차근차근 둘러 보고 갑니다.

그림이 생활 안에 깊이 들어간 모습이라고 느낍니다.

미국은 물론, 영국, 스위스, 프랑스, 푸에르토리코,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스페인..온 세상 사람들이 다 왔더군요.

구매와 상관 없이 작품에 눈길을 주는 모습이 즐겁습니다.

이정웅 , 이재효 두 작가의 작품 모두 고른 시선을 모아준 전시였습니다.

넓은 세상, 낯 선 땅에 와서 당당하게 작품으로 자신을 드러 내는 작품들과 함께 하는 일은 뿌듯합니다.

이렇게 알려야 하는데..

amaging~! wonderful~!great~!

korean artist?

이들 작품들이 받은 찬사이자, 그들에게 한국 작가로서 남겨진 인상일 것입니다.

다만 그곳에서 묵지는 않아도 식사를 하는 객들을 맞는게 중요하다는 호텔 사장의 조언대로 밤11시가 넘도록 지켜야 했지요.

그다지 멋진 건물이 없는 사우스 비치에서 세타이 호텔의 격은 첫손 꼽힙니다.

그러다 보니 동양 풍수에 맞춰 설계된 야외 정원은 매일 파티로 분주합니다.

앤디워홀의 최대 소장가의 파티, 미국에서 제일 큰 손 펀드운용자가 하는 저녁 식사,영화 배우 누군가의 피로연 등등

첫 날 밤, 둘 째 날엔

어찌나 바람이 세게 부는지 야외 파티가 모두 취소 되어 헛물을 켰지요.

이정웅 선생이 키아노리브스가 왔다는데 도무지 영화 쪽엔 감감한 지라 영 알아 보질 못했지요.

그런 연회의 장소로 쓰이는 호텔이니 맞는 사람들이 다르긴 달랐습니다.

놀라운 건 호텔 직원들의 작품에 대한 감상과 작가에 대한 경외가 달랐습니다.

매일 나와 있던 사람이 다름 아닌 그 작품의 작가라는 걸 알고 나서는 로비든 식당이든 바가 되었든

대단한 작품이라는 찬사와 감사를 꼭꼭 표하더군요.

이 사람들은 그림을 보면서 지내는구나. 거꾸로 뭉클함을 느낍니다.

그중 수석 요리사 shaun은 매일 오며 가며 전시장에 들러 노리듯 바라 봅니다.

대단한 작가라며 부러워 하길래 당신이 만드는 음식도 art아닌가

매일 창작하며 우리의 몸에 영양을 주고

이 작가는 걸어 놓고 보여 주는 걸로 마음에 영양을 주니 일맥상통하는 예술가라고 했지요.

마음으로 몸으로 영양을 주는 두 예술가는 금새 의기투합하여

바람이 쏟아지듯 부는 마이애미 비치의 야외 테이블에서

술잔을 마주하고 밤늦도록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호주에서온 요리사 집안의 아들 샨과 울릉도에서 배 짓는 목수의 아들 웅은

대물림된 재주를 지닌 예술가들입니다.

그후 샨은 매일 서양식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국 친구 예술가를 위해 입맛에 맞는 식단을 준비해 주었지요.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

미술을 즐기는 사람들

미술가에 감사하는 사람들이 운집한 겨울의 마이애미.

www.setai.com으로 들어가 보세요. 그 분위기를 반쯤이라도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혹시라도 마이애미에 가실 일이 있으시면 수석 주방장 숀을 찾으셔서 한국 친구 sunny가 소개해서 왔노라시면

미국 식단에 지친 입맛을 회복시켜 줄 듯도 합니다.

*자리는 옮겨 놓고, 아직 볼 만한 전시 하나 보여 드리지 못한 채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올해를 어떻게 보냈나 되돌아 봅니다.

중국 그림의 활황으로 인한 중국행이 여러 번,

아트페어만으로도 타이페이, 두바이에 이어 서울, 싱가포르, 취리히 그리고 이번에는 마이애미를 다녀온

숨찬 한 해입니다.

그 사이 사이에 공사하고 이사하고 했으니 이제 좀 숨을 고를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연말 바쁘신 와중 건강 꼭 챙기시고 활기찬 새해 맞으시길 바랍니다.

2006. 12. 23